연구 및 출판 윤리 심사원 소개

가끔 논문 표절을 포함하여 연구 윤리 혹은 출판 윤리에 대한 언론 기사 혹은 대학의 행태를 살펴보면, 비전문가가 전문가를 옥죄는 불합리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 윤리 및 출판 윤리에 대한 심사는 절차와 내용면에서 다듬어져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악용되고 있는 경향이 있으며, 대중의 무관심속에 이러한 경향이 바뀌기 힘든 분야이기도 하다.

우선 연구 윤리 혹은 출판 윤리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순간, 언론, 대학, 기관은 무죄추정 같은 기본적인 원리를 무시한 채 일단 범죄자와 같은 수준으로 연구자를 매도하는 경향이 있으며, 제대로 정리되지도 않은 방식을 이용하여 단 한 번의 심사만으로 결론을 내고 만다. 물론 이 경우에 정식 재판과 같은 3심 제도 등은 언급된 적도 없으며, 연구자는 아무리 억울해도 일방적인 피해를 당한 채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혹은 향후에 윤리 위반이 아니라고 밝혀지는 경우에도, 연구자에 대한 보상이나 무고에 대한 진상 조사 등은 제대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도 역시 문제이다.

몇 가지 문제점을 살펴본다면, 우선 심사 대상 시점이 불명확하다는 점이 문제이다. 예를 들어, 몇 년 전에 이미 발표된 논문(혹은 오래 전에 이미 발표된 논문)을 대상으로, 불과 몇 달 전 혹은 얼마 전에 만들어진 규칙이나 규정을 적용하여 표절 검사를 진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조선시대에 지어진 건축물에 대해 현대의 건축법을 적용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 나올 수 있는 결론은, ‘지금의 규정을 적용하면 그 당시에 작성된 논문은 문제가 있다’라고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즉, 결과가 이미 정해진 것을 알고도 진행하는 절차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행해지는 것일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문제점은, 심사를 진행하는 사람이 적합한 절차에 의해 선정된 적합한 사람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쉬운 예로 대학의 경우를 생각해 본다면, 각 대학에는 ‘연구윤리위원회’ 혹은 ‘연구진실성위원회’ 등과 같은 위원회가 있어서, 연구 윤리 문제가 발생하면 이 위원회에서 심사를 진행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점은, 이 위원회에 속한 위원들 중 꽤 많은 수가 자격이 안 된다는 것이다. 표절 논문이 만일 SCI(E) 등급 논문이라면, 최소한 해당 논문과 동일한 연구 분야에서 SCI(E) 등급 논문을 저술한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 위원이 선정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 태권도 유단자 승급 심사를 하는데 배드민턴 종목 심사자가 심사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런 경우라면, 최소한 태권도 유단자 이상이 심사를 해야 하는 것이 맞고, 바로 최근까지 태권도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사람이 심사를 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위원회에는 이런 자격 조건과 상관없이 총장이 임명한 위원들이 심사를 하고 있으니, 국문학 전공자가 농수산학 논문에 대한 표절 심사를 하게 되는 것이고, 당연히 누구나 할 수 있는 수준으로, 특정 도구를 이용하여 검사를 했더니 문구가 유사하더라 라는 수준의 형편없는 결과를 내 놓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연구자가 이러한 일을 당하더라도, 감정적으로는 억울하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변명이나 항변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었다. 이것은, 전문가 집단이 스스로 비겁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며, 전문가로서 다른 전문가를 포용하지 못하는 이기적인 행동이었다. 잘못된 것을 몰랐으면 어쩔 수 없으나, 알았다면 고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는 것이다.

연구 윤리 및 출판 윤리는 연구자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는 것이므로, 제대로 된 기준에 의해 선발된 심사자가, 제대로 된 기준을 가지고 심사하여, 정확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이러한 상황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불합리하고 비겁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본 연구 및 출판 윤리 심사원이 설립되었으며, 우리는 연구자의 억울한 상황을 해소함과 동시에 윤리 문제로 연구자를 옥죄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19년 4월 1일

연구 및 윤리 심사원 관리팀